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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포켓몬스터 기타

포켓몬스터 1세대 근본과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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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는 '포켓몬 근본론'. 화두는 '몇 세대까지가 근본세대인 것인가'이다. 

 

대부분의 여론이 1세대부터 2세대까지가 포켓몬스터의 르네상스이자 '근본'이라고 지칭한다.

 

반대여론에서는 '닌텐도 보급의 시작, 게임판매량과 게임성, 준수한 애니시청률'을 이루어낸 포켓몬스터 DP까지가 근본이며 최전성기이다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1세대가 포켓몬스터의 근본세대인 이유

99년도부터 한국에서 상영된 포켓몬스터는, 당시 막 유치원에 입갤했던 필자를 포함해 유치원생,초등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이때 포켓몬스터는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선 18%라는 시청률을 기록. DP의 일본 최고 시청률은 9%에 불과하다. (국내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 큰 차이일 것으로 추정)

 

국내에서는 포켓몬스터의 분당 시청률이 최고 48%를 기록하기도했다. 물론 분당 시청률이기때문에 전체 시청률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좀 웃도는 수준이 아닐까 한다.

 

1~2세대의 포켓몬스터는 국내에서 99년부터 2002년가량까지 방영되었고, 이후 나온 포켓몬AG의 경우 집계된것은 없지만 국내에서 상당히 저조한 성적을 보였고, 이 영향으로 인해 15화 일찍 조기종영을 했다.

 

미방영분도 ㅈㄴ많고 성우도교체되고 결국 망하고 조기종용한 AG

이후에도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초대 시리즈의 시청률을 단 한번도 넘지 못했다. 따라서 영향력면에서는 1세대가 역대급이라고 칭할 수가 있다.

 

90년도 후반에 방영되었던 인기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당시 하드캐리 중 하나였던 미달이의 포켓몬빵 에피소드

당시 포켓몬의 인기에 힘업어 출시한 포켓몬빵 역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그 증거가 바로 요즘 재출시된 포켓몬빵의 품귀현상. 또한 재출시된 빵은 1세대에 한정되어있었고, 이는 많은 2030세대들이 1세대의 추억이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

 

실제 저당시 포켓몬빵은 인기시트콤에서만 다뤄진게 아니라 뉴스에서도 나왔다. 애새끼들이 빵사고 빵은 버리고 스티커만 가져간다고..나도 그중 하나였고, 결국 등짝스매쉬를 맞고 엄마한테 고스트롤 케익빵을 넘겨줬다.

 

그리고 집앞 문방구나 마트에서는 이렇게 카운터에 포켓몬 카드팩을 올려놓고 팔기도 하였다. 내 기억상으로 이 카드는 죄다 영문판들이었던걸로 안다.

 

라떼 컴퓨터실에는 USB포트가 아닌 플로피디스크 넣는 룸이 있었다.

학교 컴퓨터실에서는 플로피디스크에 불법복제해온 포켓몬스터 레드/그린/블루/옐로우(rgby) 중 하나를 플레이하였다.

 

당시에는 게임보이도 없었고, 포켓몬 역시 국내에선 정발되던 게임이 아니었다. 게다가 불법복제판역시 번역이 안되어있었기에 당시 잼민이들은 대사를 읽기보다도 그냥 무지성 플레이를 많이 했었다.

 

이때문에 진입장벽이 있었으나 여전히 인기가 많았고, 누구나 해보고 싶었던 게임이었다. 

 

1세대의 판매량은 현재까지도 1위를 기록할 만큼 그 벽이 엄청 높다. (판매량만 약 4,300여만장)

 

이후 나온 2세대인 골드/실버 역시 엄청난 인기를 끈다. 국내에 최초로 정식발매된 제품이나 당시 대부분이 복돌로 즐겨왔다. (세계적으로는 2300만장이 팔림. DP세대인 4세대의 경우 1400여만장이 팔림) 따라서 국내에서도 엄청난 인기게임이었으나 국내 판매량집계는 당시 인기를 증명해주지 못할 것 같다.

 

골드버전 최대적폐 밀젖통

아무래도 당시 게임보이의 보급률은 굉장히 낮은 편이었고, 또 저작권이나 불법복제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많이 낮았던터라 불법이란것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플레이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불법복제판도 번역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1세대보다도 진입장벽이 낮아져 당시 잼민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나 역시도 여름방학때 밤을 지새워가며 포켓몬을 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당시 포켓몬이 끼친 영향력은 잼민이들에겐 엄청나게 파급적이었기에 애니나 게임이나 한국 20대 후반~30대중후반 세대들에게 '1세대와 2세대'가 각인 된 것이다.

 

2세대는 애니보다는 게임 골드버전으로 기억하는사람이 많을테지만, 1세대의 센세이션 이후 그 인기를 끌어가던 2000~2001년에 나름 평타치며 방영되어왔고, 또 게임의 인기가 워낙 압도적이다보니 1세대 근본론자들 사이에서도 암묵적으로 2세대까지 근본이라고 인정하는듯한 분위기이다.

 

1기 극장판인 <뮤츠의 역습>은 역대 포켓몬스터 흥행 1위,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흥행 2위를 기록. 97년 미야자키 히야오감독의 '모모노케 히메'다음으로 고베 애니메이션에서 작품성을 수상. 

 

국내에서는 서울에서만 18만 2천여명의 관객동원, 전국으로 따지면 대략 40~50만으로 추정.

 

반면 4세대 극장판인 <펄기아 vs 루기아 vs 다크라이>는 한국 총관객수만 18만 3천여명.

 

북미에서는 8530만달러(현재 1,047억)의 흥행을 기록, 주간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였고, 현재까지도 미국에서 흥행한 독보적 1위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로 기록되고있다.

 

근본 1세대의 영향력

추억을 이용한 마케팅은 세대를 막론하고 그 효과가 크다. 특히 과거에 그 영향력이 엄청났다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때문인지 포켓몬스터 역시 1세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었다.

 

닌텐도 스위치가 출시된지 햇수로 1년차되던 2018년. 스위치로 최초의 포켓몬 작품이 출시된다. 정식 넘버링 작품은 아니지만 닌텐도 DS시리즈 이후, 스위치라는 차세대 고성능 기기로 출시되는 만큼 포켓몬 게임 역사에서는 큰 의미를 가진다.

 

이 첫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은 1세대의 배경인 '관동지방'. 스타팅 포켓몬은 피카츄와 이브이로, 대놓고 1세대 추억팔이를 했던 작품이다.

 

이는 기존 포켓몬매니아들이 아닌, 포켓몬을 그저 추억으로만 간직하고 있던 일반 소비자층을 끌어들이려는 속셈이 분명했고, 이는 정확히 먹혀들었다.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히트를 친 최초의 모바일 포켓몬게임이자 증강현실게임인 '포켓몬GO' 역시 1세대 포켓몬으로 시작되었다. 애초에 포켓몬IP를 이용한 새로운 장르이기에 새로운 지방이나 테마를 소개하는것보단 1세대부터 이용하는게 나았겠지만, 전세계적으로 가장 친근한 1세대를 앞세운게 성공의 요인 중 하나라고 평가하고 싶다.

 

우리는 왜 1세대와 2세대 외 포켓몬에게 자비롭지못할까

2000년도에 들어 중간에 디지몬이라는 이단아가 나타나 당시 포켓몬판이던 잼민이들의 유행을 뒤집어놓았고, 이 시기 필자 역시 포켓몬을 내려두고 푼돈모아 문방구에서 꼬박꼬박 디지몬 피규어를 모을 때였다.

 

디지몬의 분당시청률 28%, 평균 전체시청률은 15%대에 달하는등 기록적으로 포켓몬보다는 떨어지는 수치이지만 그 영향력은 포켓몬 못지 않았으며, 디지몬 어드벤처가 방영되던 2000년 하반기 ~ 2001년 상반기에는 포켓몬의 시청률을 지속적으로 이겨왔다

 

P.S 이때당시 푸키몬은 SBS, 디지몬은 KBS에서 방영했다.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디지몬이 1기와 2기 모두 성공적으로 방영을 마칠때가 포켓몬스터의 주 시청층이 점차 대중의 영역에서 매니아의 영역으로 넘어가던 시기가 아닐까 한다. 그만큼 당시 포켓몬의 독주를 막은 유일한 만화였기때문.

 

포켓몬을 보며 유치원에 들어갔던 나는 디지몬을 보며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는 탑블레이드가 메가히트를 쳐버리는바램에 포켓몬에 대한 잼민이들의 관심이 사그라들었다.

 

2세대 포켓몬들 중 일부

이렇게 유행따라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던 잼민이들이 돌아본 포켓몬스터. 그곳에 우리의 추억은 없었다. 우리의 추억인 파이리,꼬부기,이상해씨,피죤의 자리에 다른 언놈언년이 차지하고 있으니 잼민이로서는 극대노할 수 밖에 없는 부분.

 

배우자가 바람피면 이런느낌인건가라며 조기교육 가능한 부분이다. 

 

아무래도 어릴수록 주인공에게 더욱 몰입하고 애착을 갖는 경향이 강하기때문이다. 우리의 주인공은 리자몽이고 꼬부기이고 피죤투인데, 다른 이상한 얘들이랑 노는 주인공을 잼민이들은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이런 심리에 기반한 '디자인에 대한 비판'도 적지않다. 디자인이 디지몬스럽다느니하는 평은 이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며 1세대 근본론을 뒷받침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포켓몬시리즈는 매 시리즈별로 새로운 지역과 새로운 포켓몬이 선보인다.

10간지의 3세대 전설들. 하지만 '이게 디지몬이냐'라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편하여 '이게 디지몬이냐 포켓몬이냐', '이게 내가 알던 포켓몬이냐'라며 디자인에 딴지걸며 불평하던 잼민이들은 이때부터 있었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디자인에 대한 비판은 거듭되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디지몬을 보던 우리는 어느새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었고, 누군가는 초등학교 고학년 또는 중학생이 되었을 것이다.

 

또 그 이후에는 TV프로그램 뿐만이 아니라, 컴퓨터라는 새로운 기기가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여 접하게 되는 시기와 겹쳐졌다.

 

90년대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넥슨의 클래식 RPG들

 

당시 오락실에 있던 잼민이들을 PC방, 또는 집 컴퓨터로 모이게한 크레이지 아케이드같은 잼민이 1타게임들.

 

아마 이때부터 우리는 이미 포켓몬은 그저 '아이들이나 보는 것', '유아적인 것'으로 치부하며 서서히 추억속으로 묻어두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질적인 다음 세대의 포켓몬들은 마치 자신들의 추억을 유린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을 것.

 

그렇다면 DP는 근본이 될 수 없나

90년도 초중반에 태어나 포켓몬,디지몬을 모두 보고 자란 필자는 이 '근본'에 대한 주제가 참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근본 커트라인은 1~2세대까지이니 DP충은 꺼져주세요^^'라는 것도 웃기다. 

 

DP를 시청한 99~00년대 세대들에게 있어서 근본은 DP일 수 밖에 없다. 또한 게임시리즈에서도 4세대(DP)의 게임성은 현재로서도 포켓몬시리즈 최고라고 평가받는다. 이는 국내외 여론이 동일한 위상을 가진다.

 

3세대에 특성이라는 시스템을 추가, 그리고 4세대에 이르러서는 통신기능, 물리/특수타입의 분화 등 현재 포켓몬스터의 배틀시스템과 그 외의 시스템 양면에서 틀을 잡아놓았기때문.

 

작년에 리메이크된 작품역시 4세대, 그리고 올해 초에 출시된 포켓몬 최초의 세미오픈월드게임인 아르세우스 역시 4세대가 그 배경인게 그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한다. 그만큼 4세대 역시 애니에서도 좋은 평을 받았고, 특히 게임시스템적인면에서도 큰 변화를 주어 이후의 포켓몬 시스템을 이루어냈다.

 

아르세우스는 기존 방식과 다른 세미오픈월드로, 기존의 포켓몬 시스템의 끝을 예고했으나, 또 다른 시작의 배경으로 선택되면서 4세대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런 근본논란은 결국 세대차이 + 일반 대중과 포켓몬 매니아들의 전성기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4세대는 게임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고, 만화도 나름 선방했기에 의미가 큰 시즌이기도하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있어서는 1세대 미만잡일 수 밖에 없는게 1세대의 그 영향력이 이전에도없고, 그 이후에도 없을만큼 커다란 영향력이었기때문이다.

 

실질적으로 대중적인 흥행면에서는 전 세계, 전 세대를 통틀어 1세대를 이길 작품은 없는게 팩트다. 애니게임같은 각종 미디어믹스에서말이다. (애니 시청률,1세대 게임판매량 모두 1세대 압승)

 

내 관동지방 원툴 포켓몬..

나도 1세대를 보고자란 세대이지만, 현재 1세대근본론을 외치는 극단주의자들의 특징은 당연히 포켓몬 1기 방영, 그리고 게임은 골드실버(이것마저 해적판일 확률이 90%)까지만 즐겨본 이들이다.

 

포켓몬 시리즈의 스펙트럼과 볼륨은 현재에 이르러서 더욱 넓어졌고, 이 근본론자들은 지극히 제한적인 것만 겉핥기로 즐겼을 뿐인데 다른 세대들을 근본에서 배제시키며 마치 가짜인것마냥 취급하는게 상당히 모순적이다.

 

심지어 이들은 현재 포켓몬 IP의 그 어떤 미디어믹스나 오프라인상품 등을 소비하지 않는 일반인들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 사람들이 1세대 이후의 모든 세대들을 배제하면서 '근본없다'고 치부하면 기존 팬들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 법 하다.

 

또한 '포켓몬세대'를 1세대로만 한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아마도 대중들은 가장 흥행했던 1세대를 포켓몬세대라고 할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20대 후반 ~ 30대 초중반사이. 

 

이는 '흥행'이라는 기준이 있을때의 이야기. 게다가 포켓몬은 계속해서 세대를 거듭해 애니도 나오고 게임도 꾸준히 나오니 사실 포켓몬세대가 아닌 세대가 없다.

 

개인적으로 포켓몬스터는 전 세대가 아우르는 작품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실제로도 어린아이들보면 여전히 포켓몬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많고, 세대간의 다리같은 역할을 해주었음한다.

 

하지만 세대별로 나오는 포켓몬들이나 등장인물이 달라지다보니, 결국엔 이렇게 벽이 생기는게 아닐까 싶다.

 

포켓몬이 1세대 멤버들로 다른 지역을 제패하며 챔피언에 오르는 소년성장물이었다면 전 세대가 뜻을모아 파이리꼬북이이상해씨피죤투를 응원했겠지만 애초에 아이들을 위한 만화이고,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나는 만화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사이좋게 이해하자

1세대만 근본이라며 우리만 포켓몬세대라고 칭하는 내 친구,형들. 우리의 추억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건 알겠으나 그렇다고 어린 세대들의 추억을 깎아내리지는 말자. 우리는 우리들만의 시대가 있고, 그들은 그들만의 시대가 있다. 

 

서로 다른 기억이겠지만 포켓몬때문에 각자 행복했다는 사실은 변함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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