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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PC게임/게임박물관

큐플레이(퀴즈퀴즈) 추억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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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연휴에 이어 남은 이틀까지 휴가를 얻은 나... 아니나다를까 밤 늦게까지 깨어있는데, 새벽감성이 스멀스멀 피어오를떄마다 생각나는것이 바로 추억의 게임인 <큐플레이>이다.

 

이전 이름은 퀴즈퀴즈로, 퀴즈를 푸는것이 주요 컨텐츠였던 게임이다. 후에 아케이드 컨텐츠도 추가가되며 다양한 할거리가 많았던 게임.

큐플레이는 1999년 10월 1일에 출시된 게임이었다. 내가 이 게임을 알았던건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2003년. 당시 즐겨했던게임이라함은 디알,스톤에이지,크아 정도가 있었다.

 

하지만 학원선생님의 조카분이 이 게임을 하는 것을 우연히 보고 집요하게 물어보았다. (왜인지 그 형은 자꾸만 안알려주려고했다.)

 

추억의 큐플레이 컨텐츠들

그 형이 하고 있던 게임은 큐플레이에 있던 '올라올라'였다. 결국 게임을 알아낸 나는 집으로 곧장가서 큐플레이를 검색하여 다운로드를 했다. 아마 이때가 초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가던 시기였던걸로 기억한다.

 

가장 재미있게했었던건 아무래도 <서바이벌 OX>가 아니었을까 한다. O or X. 50%확률로 불구덩이에 떨어져 죽는 원조오징어게임...

 

▲이건 업데이트가 멈춘 옛날 족보여서 나중엔 사용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퀴즈게임에서는 일명 <족보>라고 불리우는 답안지가 있었다. 당시 족보를 운영하던 몇개의 웹사이트가 있었는데, 질문이 나오면 바로 해당 질문의 키워드만 적어내면 답이 나오던 시스템. 하지만 큐린이들은 이런 존재도, 이걸 사용할 피지컬도 없었기에, 족보를 가진 유저가 답을 외치면 따라가던 시절이었다.

 

틀리면 불도저로 밀어버리는 오징어게임..

서바이벌 OX말고도 내가 좋아했던 또 다른 퀴즈게임인 <요리조리>. 퀴즈게임에선 거의 유일하게 '큐피몬'을 이용하던게임이기에 내가 좋아했던것같다. 큐피몬은 기본 3개로 캐릭터 생성시 고를 수 있었고, 아케이드게임에서 주로 많이쓰였다. 큐피몬에 따라 능력치가 달랐음.

 

하지만 아무래도 당시 가장 인기가 많았던건 바로 이 <브레인써바써바>가 아니었을까한다. 다양한 퀴즈가 나오고, 대부분 순발력과 기억력을 이용하던 게임이 많았다. 이때만해도 브레인서바이벌이 인기가 많았을때고, 이후 정준하가 포텐이터지던 노브레인서바이벌 역시 인기가 많았던시절. 

 

브레인써바써바를 제외한 대부분의 퀴즈게임들은 지식이 없으면 족보가 있었어야했기에, 어렸던 나같은 잼민이 유저들이라면 이내 아케이드나 보드쪽으로 눈을 돌렸을 것이다. 

 

내 사촌동생이 가장 좋아헀던 햄버거. 내가 플레이하는걸보고나서 나중에 집에놀러갔더니, 열심히 하고 있었던ㅋㅋ..오른쪽에 나오는 햄버거를 똑같은 순서대로 패티를 쌓는게임.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싱하형

그리고 내가 보드게임중 가장 좋아했던 오목. 원카드와 함께 당시 보드게임의 쌍두마차였던것같다. 개인적인 로망은 이 오목으로만 레벨업하고, 이 오목 레벨을 금메달(?)까지 올리는거였음. 

 

캐릭터레벨말고 각 게임 종목마다 레벨이 또 따로 있었다. 또 퀴즈를 풀면 IQ(이후에 정답률로 바꿈)가 오르고 내렸는데, 보드게임이나 아케이드게임으로만 레벨업하면 정답률이 0.0으로 빈칸이어서 굉장한 간지였음.

아케이드게임 근본 <아쿠아>. 어릴땐 좋아했지만 갈수록 고인물들만남음. 고인물들의 무빙과 에임은 상상을 초월했음.

 

그리고 어릴적에 갖아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큐팡>. 귀여운 큐피몬이 뚝배기로 공을 튕겨가며 장애물들을 깨부셔야했던 게임. 

 

잼민이들의 랜선연애 메카였던 러브러브. 게임하다 동생이나 부모님이 들어오면 괜스레 창을 내렸던 게임. 

 

그리고 커플되면 받는 앰블럼 ㅋㅋㅋㅋ 100일 단위마다 100일 기념 앰블럼도 준 기억이남. 

 

랜선연애는 정말 짜릿했다. 학원갔다와서 아이디쳐서 접속했는지 보고... 번호도 교환해서 사진도 교환하고 통화도 자주 하고 그랬는데... 곰y돌이...사랑했다...잼민이의 어설프고 서툰 사랑이었지만 거짓이 아니었다구

 

그리고 퀴즈세대짱? 서버에서 가장 인기있었던건 이 두개가 아닌가 싶다. 올라올라2는 시간대비 효율적인 경험치때문에 했었음. 이때는 나도 족보키고 족보 알려주며 겜함. 

 

유럽여행은 시간대비 돈을 가장 많이 벌 수 있었던 게임. 이 두개는 하도 많이 해서 그런지 하다보면 족보안보고 답 외울정도였다 ㅋㅋ..

 

큐플레이와 키보드배틀

그리고 중학교에 막들어가 중2병이 도지던 2008~09년. 오목이나 여러가지 보드,아케이드를 방황하던 나는 오랜만에 퀴즈서버에 들어가 브레인 써바써바에 들어갔는데 그곳엔 어마무시한 일찐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일부에 불과했다. 채팅방만 만들수 있는, <채팅세대짱> 서버1에 들어간 순간, 나는 이게 내가 알던 큐플레이가 맞나 싶었다. 짧은시간이나마 나는 그들의 화려한 수사법에 매료되었던 적이 있어 곧잘 구경을 하곤 했다. 

 

채팅세대1의 앞방들. 111번부터 118번부터, 이 첫 페이지의 방들이 일진들의 소굴이었다. 이 방들은 일정 시세가 있어서 돈주고 살수도 있었다. 

 

당시 큐플 일진들이 구사하던 화법을 <심리>라고 했다. 이는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서서히 상대방에게 논리적으로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며, 적절한 비유와 너무 싼마이같지 않은 비속어들을 섞어가며 흐름을 타는듯 말싸움하는 화법이었다. 한마디로 키배였다. 논리와 비유, 화려한 미사어구로 상대방을 짓눌러야했다.

 

이 키배짓을 하는 사람들 중 엄청난 포스를 뿜던 사람들은 2글자의 레어 아이디들이 많았고 이들은 고가의 아이템들을 두르고있었음. 물론 이때당시 큐플의 고가아이템은 단종된 구 아이템들이었음. (ex,호일펌, 멜빵바지,흰티 등)

 

대략 이런거다ㅋㅋㅋ 지금보니 손발이 오그라드네 ㅋㅋ 아무쪼록 이 스샷에서는 당시 큐플 일진들이 구사하던 <심리>가 녹아들지 않았나 싶다. 

 

"알척없게빨리치면 지가 king인줄아나", "살짝웃음이나오는이비결은뭐지 ㅋㅋ?", "얼씨구 혼자 야단 법석이네요" 등등 마치 대가가 일필휘지로 휘갈겨놓은듯한 수많은 명문들이 수놓여져있다.

 

중요한건 이 대화에서는 상스러운 욕설따위는 없다. 이것이 그들만의 싸움방식이었다. 만약 소크라테스가 21세기 한국에 태어났다면 채팅세대짱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꽤 유명했던 일진유저들. 아바타만으로도 사람들을 지리게한다. 이양반들 나이가 3~40줄일텐데 지금쯤 뭐하고들 사시려나.

 

그리고 당시 아바타를 이용해 사람들의 특징을 파악할 수가 있었다. 

 

관상으로보는 특징

이런 아바타 특징 : 20대나 30대 남자. 키배짓 X. 랜선커플이랑 올라타자하거나 장사 죽돌이. 겜돈 ㅈㄴ많음. 레벨 ㅈㄴ높음. 즐겜유저

↑큐플 일진관상. 깝치면 X됨..

 

이런 코디에다가 아이디에 S2이딴거 들어가있으면 200퍼센트 확률로 찐따 취급받음. 

 

하지만 좀 세련되게 코디하면 진짜 큐플레이를 즐길 줄 아는 즐겜유저.

↑원카드,오목 개쌉고수 관상.

아이디도 dldbswl2919이딴거임

남자 찐따 관상,

 

 

유사키보드워리어 관상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큐플 터줏 워리어들에게 털리고감.

 

돼지캐릭터 + 고가의 템?

=만나면 JOT되는 관상.

 

↑부비트랩관상.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않아

뉴비처럼 보이지만

그 누구보다 호전적인 아가리파이터일 가능성 200%

 

말이 필요없는 실눈캐 관상.

큐플 키배 소문을 듣고온 랜챗 워리어이거나

톡 출신 일진일 가능성이 농후함

 

그때는 무서웠지만 지금 생각했을땐 왜 그랬나 싶다.

현실세계에서 도태된자들의 눈물의 똥꼬쇼라는걸 왜 몰랐을까,

 

큐플레이, 서비스 종료

하지만 2015년 12월 31일, 큐플레이는 2015년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이당시에는 군생활 중이어서 큐플의 종료소식도 몰랐고, 끝을 보지도 못한게 참 아쉬웠다.

 

요근래 여자친구랑도 헤어지고... 이직도 하고.. 힘든 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러면 나는 문득 과거의 추억이 떠오른다. 기피성일지는 몰라도 상당히 달콤하다. 사람에 치이고 관계에 힘들어지고 성장통을 겪고있는 요즘, 큐플레이에서 즐겁게 같이 퀴즈풀고 게임했던 친구들이 그리워진다. 

 

이 게임을 즐겨했던게 어느덧 10년도 넘은 세월이라니. 세월이 야속하다라는게 이런 뜻인걸까 생각하니 서글퍼진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큐플레이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을것이다.

 

RPG게임처럼 딱히 스펙에 연연하며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가볍게 즐길 수 있고,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간 게임이었기때문에, 비록 누가보기엔 조악한 2D게임이겠지만, 큐플레이의 유저들에게 있어서 이 게임이 지난 의미와 그 농도는 그 어떤 게임보다 진하게 우리의 가슴 한 켠에 녹아들어있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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